모처럼 주말에 부모님과 함께 근교로 여행을 다녀오기로 하였다. 여행이라기보다는 점심이나 먹을까 해서 나왔는데, 어머니가 춘천에 닭갈비를 먹으러 가자고 하셔서 여행으로 바뀌게 되었다.

닭갈비를 먹고 나니, 이대로 돌아가기는 허전해서 가평에 있는 '쁘띠프랑스'로 향했다. 프랑스를 테마로 하는 공원이라고만 들어서 입장료 같은 것이 있을 거라고는 꿈에도 생각하지 못하고 가벼운 마음으로 춘천에서 가평까지 멀고 먼 길을 돌아 궁벽진 곳까지 찾아 들어갔는데, 의외로 8천원이라는 거금이었다. 주차비는 받지 않아서 다행이었다.

부모님을 모시고 온 건 나 뿐이었고, 대부분의 손님은 연인들이나 아이들이 딸린 젊은 부부가 대부분이었다. 별 구경거리 없이 달달한 눈요깃감이 대부분인 연애지향적인 분위기를 고려하면 너무나 당연한 것이었다. 뭐, 내 돈 내고 내가 가고 싶은 곳을 가겠다는데 누가 나에게 뭐라고 하겠냐마는 실은 조금은 민망했다. 쩝^^ㅋ

쁘띠프랑스의 대체적인 풍경

쁘띠프랑스의 대체적인 풍경


생떽쥐페리의 어린 왕자를 모티브로 만든 공원이라서, 생떽쥐페리의 추모관이 가장 먼저 나타났다. 그 안에는 생떽쥐페리의 생전 모습들을 담은 사진이나, 어린왕자의 노트 구상, 오리지널 일러스트 등을 전시하고 있었다.

어린왕자의 실업가

내가 제일 좋아하는 지리학자를 담아 오려 했는데...


집에 와서 찾아 보니 지리학자가 아니라 실업가의 일러스트라고 한다. 아쉽다.

사진을 많이 찍었는데, 별로 마음에 안 들거나 블로그에 올리기에는 적합하지 않은 것들이 많아 다 제하고 나니 쁘띠프랑스와는 별 관계가 없는 사진만 남았다. 이왕 올리기 시작한 거 끝까지 올려 본다.

돈키호테

돈키호테의 늠름한 자태


자기 인형

가장 오래 된 인형이라고는 하는데 의외로 가격이 얼마 안 했다...


가운데 광장에서는 팬터마임 공연도 있었고, 분위기는 연인들이 오기에는 아주 좋은 곳이었다.  그 분위기에는 어울리지 못했지만 그래도 오랫만에 교외로 나와서 색다른 곳들을 둘러보는 것은 언제나 즐거운 일이다.

쁘띠프랑스를 찾아 가려고 내비게이션에 목적지를 입력했더니 원래의 목적지인 가평의 쁘띠프랑스 말고도 또 하나가 더 나타났다. 실수로 잘못 눌렀다가 강제로 서울로 돌아갈 뻔했다. 혹시 이 글을 읽고 쁘띠프랑스라는 곳을 찾아 가려는 연인분들이 있으시다면 조심하시기 바란다. 고작 길 잘못 찾았다는 이유로 헤어지는 불상사는 없었으면 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