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는 것은 과정이다
야근이 힘들어서 죽었고,
주량 넘치게 술을 먹다 죽었고,
그렇게 우리는 수없이 죽음을 빚지다,
언젠가는 숨도 엷어지고,
너를 바라볼 눈빛도 흐려져서는
몇 개의 약력만으로 살아가는 어느 시인이 될 것이다.

외로움은 사건이다.
수만 개의 페이스북이 외로움을 도용하고,
수만 개의 핸드폰이 외로움을 실어나르고,
그래도 밤마다 모텔들은 교회 십자가처럼 번쩍이더라.
외로움은 살아 있다는 쉼표다.
우리는 서로 죽음 한가운데서 뒹굴다가,
다시 태어난 아침으로 빚을 갚아서는,
얼굴에 주름의 약력을 더하고
건강한 우리의 이야기도 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