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단한 땅 위에 발 딛고 자라나는 것들 사이에서,
내가 말하다 만 이야기들을 둘러본다.
그 중에는 혼자 썼다가 지워 버린 인생도 몇 개나 있다.
그냥 빈 종이였으면 좋았을걸, 하다가도
검게 망쳐버린 것들을 다시 비워내는 것도 한 삶이라는 생각이 들고,
앞으로는 그렇게 살아가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는 생각도 든다.
불합리한 공기를 떠다니며, 마시며, 비워내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