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단단해진다.
겨울 새벽에 밟고 가는 눈길처럼
먼저 지나간 사람들의 발자국을 안고,
내내 깎여나간다.
그렇게 조금씩 깎이다 깎이다
해토머리 모두 가벼워질 때,
지난 추운 날숨들 품고
한때 파랗게 언 미소를 지었던 것만
기억하며 녹아져 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