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앞에서 한 아이와 엄마를 보았다. 엄마는 아이에게 "헤어질 땐 인사해야지? 자 인사. 배꼽손."이라고 하며 인사를 가르치고 있었고 아이의 눈은 촛점이 없었다. 내가 어딜 잠시 다녀와서 몇 분 뒤 초등학교 앞을 또 지나는데, 여전히 인사를 가르치고 있었다. 아이는 따라할 마음도, 아무런 생각도 없는 것 같았다. 엄마는 웃고 있었고, 아이는 무표정했고, 나는 지나가면서 눈물이 났다.

내가 태어나면서 찢은 것은 엄마 배만이 아니었다. 네 살이 되도록 말을 배우지 못하자, 엄마는 동네 형들을 모조리 초대해서 매일 놀았다고 했다. 그 때도 엄마는 웃고 있었고, 나는 무표정했고, 다른 누군가는 눈물이 났을 것이다. 그렇게 나는 엄마의 다른 곳을 마구 찢어 가면서 자라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