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적어 없는 문장이 마침표를 조금씩 밀어내면서 나아갔다.
그동안 쉼없이 써내려 간 것들을 하나하나
들추어 낼 때마다 네가 떠올랐다.

왜 서른 네 살은 사랑을 할 수가 없나.
이 세상에는 지불해야 할 것이 많다. 내 젊은 시절에
너를 찾아다니며 사용했던 쉼표들 때문에
지금은 간결하게 살아야 한다.

길을 잃다.
처음부터 잃었다. 내가 쓰기 시작했을 때부터
다만 내가 지금 "길을 잃다."라는 3연의 첫머리에 얹었을 뿐이다.
내가 너를 항상 떠올리지 못하는 것과 같다.
너 없는 삶이 계속해서 간다.
이 문장이 계속 마침표를 밀어내며 나아가는 것처럼

*제목변경: 길을 잃다 -> 자문자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