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내는 방법에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 짐을 지고 혀를 있는 한껏 빼물고 이리 비틀 저리 비틀 힘겨운 이도 있겠고, 서로 손이며 발이며 잔뜩 움켜쥐고는 아울렁아울렁 깨가 쏟아지는 이도 있겠고, 인심이며 존심이며 있는대로 꺼내서는 모조리 덜어내며 떠나가는 이도 있겠고, 지나가는 모든 이에게 웃으며 울며 그렇게 달아나는 쟁이도 있겠고. 나는 그 중에 무엇이냐. 나는 쟁이이고 싶다. 쟁이라는 것은 천박하다고 손가락질도 받고, 무식하다고 놀림도 받고, 게으르다고 빈둥댄다고 천대도 받지만 사람들이 나를 보며 웃으며 울며 어쩌면 그렇게 말도 잘하냐며 저 치는 우리에게 없어서는 안 될 무엇이라고 밉지 않게 눈이라도 흘겨 주었으면 좋겠다.

이 또한 지나가리라. 이 또한 지나가리라. 이 또한 지나가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