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희들 테트리스 알아? 누군가 테트리스 노래를 작게 흥얼거렸고 몇몇이 웃음을 터뜨렸다. 테트리스 해보면 알겠지만 우리 인생과 완전 판박이더란 말이야. 작대기 그놈, 아무리 열심히 쌓아봐야 작대기 그거 하나 안 나와서 게임오버 되고 나면 얼마나 열이 받아. 미치겠지. 지금쯤 나와 줘야 하는데 꼭 목끝까지 다 쌓고 죽을때쯤 되면 나와. 세우자마자 목젖을 찔러 꽥. 꽥 소리가 실감이 났던지 헛기침 소리가 났다. 선배, 하지만 작대기 잘 나와요. 제가 어제도 했거든요. 끼어드는 목소리에 농과 증이 동시에 묻어 있다. 술자리의 때아닌 장광설에 질려 있던 사람들의 지어낸 웃음이 말을 끊는다. 작대기 잘 나와? 이상하네. 우리 전부 작대기가 없어서 이 자리 있는거 아니었어? 이 안주세트 하나에 소주 한 병 만원 세트가 작대기들이 드실 안주신가? 에이 선배 갑자기 화를 내요. 화 안 나게 생겼어. 작대기들, 아예 작대기를 산처럼 쌓아놓고 네 줄씩 뽑아 먹는 비양심들 때문에 스펙을 산처럼 쌓아놓고 목숨이 경각에 닿아 있는 우리들이 화를 안 내니 요 모양 요 꼴 아니냐. 늬들도 정신 차려. 02학번 승준이는 아예 버튼 하나가 작대기 소환 버튼이라더라. 아 그 친구? 그끄저께 지나가면서 보니 신차 뽑았다고 신관 주차장에 떡하니 세워뒀던데. 누군가 거들어주었다. 살면서 작대기 하나 있으면 그만이지 우는 소리 그만하세요. 하나뿐이지만 제법 쓸만하다구요. 막혔던 폭소가 울음보처럼 쏟아져나온다. 그래 그 작대기 하나로 잘 살아봐라. 그새 소주 한 잔을 털어넣고 우물거려 보지만 이미 대화의 테트리스는 게임오버가 오래 전이었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