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에 한 번 머리를 깎는데, 어제인가 예약을 하려니 그만두셨단다. 꽤 오래 머리를 맡겨서 편해졌는데 이렇게 떠나니 아쉬운 기분이 드는 것은 어쩔 수가 없다. 어찌 보면 내 개인의 사정 같기도 하다.

자주 외식을 대신하던 가게가 어느 날 리모델링 중이더라. 그 때 느낀 상실감은 이루 말하기 어려울 정도였다. 어머니는 이 날 눈물이 나올 뻔 하셨다고 한다. 나 또한 잠시였지만 갑작스러움에 인생에 대한 회의감까지 들었다.

세상 모든 것이 쉽게 변하니 마음도 주지 말고 흘러가는대로 살아야 한다는데, 정작 타인의 작은 흘러감 하나하나에 수많은 감정이 머리를 어지럽히는 것을 보면 해탈의 경지란 얼마나 대단한 것이며 구도의 길이 얼마나 고로 가득한 것인지 새삼 깨닫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