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나의 손에서 떠난 글이 자유낙하를 하고 있다. 사실 그게 참 재미있다고 생각했었는데. 시간이 지나고 나니 아무것도 아니다. 다시 말해 그 글은 자유로워졌다. 자유는 낙하와 같다. 목줄을 하고서라도 공중에 붙어 있어야겠다. 하늘이 검은 색이 될 때까지. 내 옷이 상복처럼 무겁다.

2.
내가 하고 싶은 말들을 과연 해도 될까. 나에게 묻는 시간이 점점 길어졌다. 그럴수록 아무것도 말하기가 싫었다. 누군가 왜 그렇게 조용히 있느냐고 힐난했다. 그를 위해 접속사와 감탄사가 가득한 아주 긴 문장 하나와 짧고 간결한 100가지 답안을 만들어 두었다. 그는 나의 말에 흡족해했다. 어쩔 때는 말을 해선 안 되었다. 당뇨나 강아지 이야기를 할 때다. 나는 당뇨와 거리가 있는 사람이다. 강아지는 좋아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