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정한다. 내가 틀렸을 수도 있다. 지극히 주관적인 내 의견인 점을 감안한다면 이 말은 즉 '내가 틀렸다'는 말과 같다.

지금 내가 하고 싶은 것은 하나다. 이 선언이 정말로 내가 스스로 틀렸음을 인정하는 것인지, 아니면 '틀렸을 가능성'이 내게 주는 육중함에 지쳐서 제풀에 맘에 없는 말을 내뱉는 것인지를 확인하고 싶다. 나는 정말 틀린 것일까. 아니면 틀렸다는 말을 듣고 싶지 않아서 안간힘을 쓰고 있는 것인가.

실은 이 글을 올리는 순간, 나는 틀렸다는 말을 듣고 싶지 않은 고집쟁이로 전락하고 말 것이다. '틀렸다'는 것을 안 사람이 그것을 떠들어 봐야 바뀌는 것은 없다. 다시 돌아서서 맞는 방향으로 걸어가면 될 일이다.

나는 틀리고 싶지 않지만 틀렸다. 난 이미 틀렸다. 안간힘을 써 보지만 틀린 건 틀린거다. 그렇지만 나는 도저히 틀리고 싶지가 않다. 왜냐면 나는 틀리면 안되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이미 틀려버렸지만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