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차피 모든 것은 시작과 끝이 있는 법. 끝날 것 같지 않던 더위가 결국 말없이 끝난 것처럼, 마치 곧 끝날 것 같은 희미하고 아슬아슬한 것들도 결국 끝날 때까지는 끝나지 않은 것이다. 내가 그 사이에서 할 수 있는 것은 이 두근거림을 즐기고, 이 두근거림이 결국은 사라지는 것도 즐기는 것이다.

이 두근거림을 혼자 간직하고 가끔씩 꺼내보는 것은 얼마나 즐거운 일인가. 여기에 굳이 다른 사람을 끌어들이고 엮어서 간단하고 쉬운 일을 복잡하고 어려운 일로 만드는 것보다 더 나쁜 것이 무엇이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