툴바

아들아, 뉴스가 안 보이니 더 큰 모니터를 사달라.

툴바라는 도구는 이름은 좋지만 쓸데는 별로 없는 프로그램이다. 컴퓨터를 좀 쓸 줄 알아야 조금이나마 소용이 되는데, 툴바를 권하는 이들의 마수(魔手)에 넘어가는 이들은 정작 툴바를 별로 필요로 하지도 않는 사람들이니 '툴바 권하는 사회(시스템)'의 아이러니는 바로 거기에 있다. 이들은 툴바가 유용한 프로그램이 되기를 바라지도 않는 것 같다. 그저 다운로드 수나 늘려서 자기 회사의 점유율 지표에 0.01%라도 추가하기를 바랄 뿐이다. 우리 나라의 IT가 요 모양 요 꼴인 것은 다 이유가 있다.

오늘도 엄마 컴퓨터의 네이버 툴바를 지우면서 네이버를 향한 조롱을 흠씬 써 주었다. 읽지도 않을 고객의 소리를 굳이 쓰라고 종용하는 이유를 도대체 알 수 없다. 블로그에 글도 제대로 못 쓰는 내가 수백 바이트가 넘는 장문의 글을 네이버에 기고하는 것도 우스운 일이다. 분명 이 바이트들은 수치화되어 고객과의 소통지수와 같은 지표로 쓰일 것이 분명하다. "네이버의 무궁한 발전을 위해" 나는 오늘도 네이버 툴바를 지우고, 불만의 소리를 접수했다. 홀가분하다. 이제 푹 잘 수 있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