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도 그렇지만 나 자신도 그렇게 외향적인 성격은 아니다. 쉬는 날도 외출하는 것보다 방해받지 않고 컴퓨터나 하고 있는 것을 가장 좋아한다. 혼자놀기의 달인인 셈이다. 컴퓨터 하나만 갖고도 이것저것 하는 것이 많다. 그런데 남아 있는 것이 없다. 블로그도 벌써 여러 번 만들었다 지웠다 했다. 그 놈의 은둔 증후군 때문이다. 블로그를 계속 하다 보면 마치 퍼츨을 짜맞추는 것처럼 내 정체가 서서히 드러나는 것 같아서 불안하기 때문이다.

자살충동을 느끼거나 누군가를 때리고 싶다거나 공포감을 느낀다거나 하는 것은 아니다. 그래도 예방 차원에서 인터넷에 떠돌아 다니는 우울증 테스트라는 것을 시도해 봤는데 "무시할 수 없는 우울증 상태"라는 진단이 나왔다. '니깟 게 뭘 안다고' 이러고 웃어 넘기긴 했지만 가슴 한 구석이 켕겼다. 그러고 보니 요즘 신경이 날카로워진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그냥 은둔을 좋아할 뿐이라고 해두자. 날카로운 것은 자꾸 나를 열어보려고 하는 사람들 탓이지 내 탓이 아니다.

아니면 내가 월요일부터 오늘까지 정확히 5일 35~40시간을 공부하면서 2,500문제 가량을 풀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누구든 그 정도면 날카로워질만 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