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한번 본 거 또 안 본단 말야. 난 안볼래~

영국은 이상한 나라다. 아무리 아침이 좋아도 그렇지 모든 올림픽 스케줄을 새벽에 맞추다니. 항간에서 화제가 된 '173cm' 침대는 분명 아침잠을 줄이기 위한 주최측의 배려임이 틀림없다. 신사(선비)가 되려면 아침잠을 줄여야 하나보다. 하긴 우리의 옛 선비들도 적어도 새벽4시에는 일어났다고 하니 역시 신사와 선비는 상통하는 바가 있다.

..는 농담이고, 런던 올림픽 개막식을 아침에 일어나서 잠깐 보았는데, 성화가 봉송되어 성화대에 점화되는 순간은 장관이었다. 팬플룻의 파이프 같은 각각의 작은 성화대가 수직으로 일어나 하나의 큰 성화대를 이루는 아이디어는 본 순간 눈치챌 수 있을 정도로 그렇게 신비로운 것은 아니었지만 그럼에도 꽤 아름다운 장면이었다.

더 아름다운 장면은 70세의 할아버지가 된 맥카트니 옹의 '헤이 쥬드'를 전세계인이 감상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특히 앞부분만 보는 것으로도 감동의 쓰나미로 인해 탈진해서 쓰러질 많은 팬들을 의식한 방송국 측의 감사한 배려가 돋보였다. 맥카트니 옹의 노래 쪽 음량을 줄이고 개막식 중계의 엔딩멘트를 삽입함으로써 그 배려는 최정점을 이루었다. 아름다운 대한민국이다. 나는 대한민국을 사랑한다.

이번 올림픽에서 금메달 열 개와 종합순위 십위를 달성하는 '더블 텐'을 노린다고 한다. '더블 텐'보다 그냥 '열열'이라고 하면 안 되나? '대한민국의 열렬한 응원으로 열열을 이루겠습니다' 이 얼마나 아름다운 운율인가.

아무튼 대한민국 대표팀 사랑합니다!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