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아스테리오스 폴립>을 읽으면서 느낀 것은 별로 없다. 그림이 상당히 산만하다는 것인데, 그것은 내가 서양 만화의 구성에 익숙하지 않은 탓이 크다. 아마 내용에 공감하려면 두 세 번은 더 읽어야 할 것 같다. 하지만 읽을 생각은 없다. 그만큼 와닿는 것이 없었거든.

기억나는 구절은 단 하나다. <디자인은 기능이 결정한다>는 것. 내가 이해한 것이 맞다면, 이 말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처럼 디자인이 무언가를 예쁘게 꾸미는 것이 아니라, 그 물건이 지닌 기능을 최대한 발휘하는 형태로 만들어지는 그 모습 자체를 의미한다. 나 또한 그렇게 생각한다. 갑자기 잡스의 아이폰이 생각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