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

매미 선생님, 아니 맴 선생님이라고 해 두죠. 겨우내 땅 속에 처박혀 지내셔서 잘 모르시나본데, 요즘 세태가 소음에 정말 예민하답니다. 층간소음이라고 들어 보셨나요? 그거 까딱 잘못하다가 살인도 나고 그래요. 마늘 한 봉지 빻다가 머리 빻아지는 분들 있어요. 아.. 물론 그러면 안 되는 것쯤은 잘 알고 있죠.

길 가다가 맴 선생님들 보니 머리나 몸통이나 빻아지신 분들 많데요. 그렇게 세상 어떻게 돌아가는지도 모르고 바락바락 울어대니 그렇게 될 밖에요. 뉴스에 안 나온 게 천만다행이에요. 저도 신고하려다 말았어요. 신고하려다 말았다구요. 아셨어요? 선생님. 알아 들으셨냐구요.

... 그리고 나는 방충망을 신경질적으로 세 번 두드렸다. 맴 선생님이 떠나간 자리에 그림자처럼 다른 맴맴 소리가 흔들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