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가 드니까 더 이상 옳아지지 않는다. 그것이 싫다. 뭔가 잃어버렸던 것이 있었다고 생각했는데 어느 순간부터 찾고 있지 않았다. 아마 앞으로도 찾지 않게 될 것이다.여기가 종점인가 보다. 그만 내려야지.

아버지는, 앞으로 나가지 못하고 자꾸만 공회전하는 그의 시대에 몸을 던져 가루가 되면서 좌충우돌했다. 아버지는 세상에 대한 미움이 많았고, 그 미움 때문에 스스로 괴로워했다.

김훈, 라면을 끓이며, 45쪽